직원이 저지른 일인데 회사까지 같이 기소됐습니다 — 양벌규정 이야기
JUAN 변호사2026.09.23조회 13
"사고를 낸 건 현장 직원인데 왜 회사 이름이 공소장에 같이 올라가 있나요?" 상담에서 꽤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법인은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피고인이 되느냐는 의문인데, 답은 '양벌규정'이라는 조항에 있습니다.
■ 어떤 법에 걸렸느냐가 먼저입니다
양벌규정은 위반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 외에, 그 사람을 쓰는 법인이나 개인 사업주에게도 따로 벌금형을 매길 수 있게 한 조항입니다. 하나의 통일된 규정이 있는 게 아니라 개별 법률의 끝부분에 각각 붙어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식품위생법, 근로기준법, 환경 관련 법률들, 관세법, 개인정보 보호법 같은 곳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반대로 형법전에는 양벌규정이 없습니다. 절도, 사기, 상해처럼 형법에 있는 죄로는 법인이 피고인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왜 같이 기소됐지"라는 질문의 답은 대개 적용된 법률이 형법이 아니라 행정형벌 법률이라는 데 있습니다.
■ 법인에게 내려지는 형은 벌금뿐입니다
법인을 교도소에 보낼 수는 없으니 양벌규정으로 선고되는 형은 벌금입니다. 다만 행위자에게 선고되는 형과 별개로 부과되기 때문에, 한 사건에서 직원(또는 담당 임원)의 형과 법인의 벌금이 나란히 나오는 구조가 됩니다.
실무에서 더 무겁게 느껴지는 쪽은 벌금 액수보다 그 뒤에 따라오는 것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관급공사 입찰참가자격 제한, 인허가 관련 행정처분, 거래처 계약상 불이익 같은 것들이 유죄 확정을 전제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사업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므로 형사만 보고 대응 방향을 정하기 어려운 사건 유형입니다.
■ 자동으로 처벌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여기가 오해가 가장 많은 지점입니다. 예전 양벌규정은 직원이 위반하면 법인도 따라서 처벌되는 형태였는데, 헌법재판소가 자기 책임 없이 처벌하는 것이어서 책임주의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위헌 판단을 한 뒤, 대부분의 양벌규정에 단서가 들어갔습니다. 법인이나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막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다퉈야 할 지점은 "직원이 그런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회사가 주의와 감독을 다했느냐"로 옮겨갑니다. 안전·법규 교육을 실제로 했는지, 점검이나 내부 감사가 형식이 아니라 돌아가고 있었는지, 내부 규정이 문서로만 있는지 실제로 운용됐는지, 위반 사실을 알고 난 뒤 어떤 조치를 했는지를 봅니다. 이 항변은 사후에 말로 만들기가 어렵고, 사건 전에 남아 있던 기록이 있느냐에서 결과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표이사가 같이 들어가는 건 또 다른 경로입니다
법인이 기소됐다고 해서 대표가 자동으로 함께 기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표가 직접 지시했거나 알면서 묵인한 사정이 드러나면 양벌규정과는 무관하게 행위자 본인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정이 다릅니다. 법인이라는 별도의 주체가 없어 사업주 본인이 곧 양벌규정의 '개인'이 되므로, 직원의 위반이 곧바로 본인의 벌금으로 연결되는 구조입니다.
한 사건에서 회사와 개인의 이해관계가 갈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회사는 감독을 다했다고 하고 싶고 담당자는 회사 지시였다고 하고 싶은 상황이 대표적인데, 이럴 때는 변호인을 따로 둘 필요가 있는지부터 정리하고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같은 조문이라도 위반 기간, 재발 여부, 사고 결과, 회사 규모에 따라 결과가 꽤 달라집니다.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사건들이 대체로 어느 범위에서 처리되는지는 PreVerdict AI 양형 분석에서 먼저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 preverdict.net/pred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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