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합의금을 안 받겠다고 합니다 — 형사공탁으로 대신할 수 있나요

JUAN 변호사2026.09.26조회 20
합의를 하고 싶어도 상대가 연락을 받지 않는 사건이 있습니다. 아예 "돈은 필요 없으니 처벌을 원한다"는 말만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때 남는 선택지가 공탁인데, 이것을 합의의 대체품으로 이해하고 계시면 기대와 결과가 크게 어긋납니다. ■ 예전에는 인적사항을 모르면 공탁 자체가 막혔습니다 공탁은 원래 누구에게 주는 돈인지를 특정해서 넣는 절차입니다. 그런데 피해자의 이름과 주소가 가려지는 사건에서는 그 특정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성범죄처럼 피해자 정보가 비실명으로 처리되는 사건에서, 피고인이 돈을 마련해 놓고도 넣을 방법이 없던 구간이 길게 있었습니다. 공탁법에 형사공탁의 특례가 들어오면서 2022년 말부터 이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 특례의 핵심은 '사건으로 피해자를 특정한다'는 것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법원에 계속 중인 형사사건의 사건번호와 재판부 등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공탁할 수 있게 한 구조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이 제도는 사건이 법원으로 올라가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전제로 운용됩니다. 경찰·검찰 수사 단계에서 같은 방식으로 이용하기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수사 중이라면 공탁보다 합의 시도와 피해 회복의 흔적을 남기는 쪽이 먼저입니다. ■ 공탁은 처벌불원 의사가 아닙니다 가장 많이 어긋나는 지점입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막아주는 것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표시이고, 친고죄에서는 고소 취소입니다. 공탁금을 넣었다는 사실이 그 의사표시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폭행이나 협박처럼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사건에서 공탁만 해두고 사건이 그대로 끝날 것으로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피해자가 공탁금을 실제로 찾아갔다고 해서 자동으로 처벌불원 의사가 인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 사정이 양형에 참작될 여지가 생기는 것과, 소송이 종료되는 것은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입니다. ■ 양형에서는 어떻게 읽히나 피해 회복을 위해 실제로 돈을 마련해 넣었다는 사정은 유리하게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공탁했다는 사실만으로 감형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하거나 공탁에 명백히 반대하는 의사를 밝힌 사건에서는 그 사정까지 함께 놓고 판단되는 흐름입니다. 피해 규모에 비해 형식적인 금액을 넣는 것은 오히려 진지한 반성으로 보이지 않는 인상을 남길 수 있어서, 액수를 정하는 일부터 사건의 성격에 맞춰 판단하셔야 합니다. ■ 넣기 전에 확인할 것들 시점입니다. 선고에 반영되려면 변론이 종결되기 전에 들어가 있는 것이 보통입니다. 선고기일 전날 서류를 접수하면서 참작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형사공탁은 피고인이 마음이 바뀌었다고 손쉽게 회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지급 여력을 넘기는 금액을 무리해서 넣고 나서 곤란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리고 합의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다면 합의가 먼저입니다. 처벌불원서까지 받을 수 있는 사건에서 공탁으로 갈아타는 것은 손해입니다. 내 사건에서 공탁이 어느 정도 무게를 가질 수 있는지, 애초에 합의와 공탁 중 어느 쪽을 먼저 봐야 할 사건인지는 죄명과 피해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대략의 감을 잡아보고 싶다면 PreVerdict AI 양형 분석에서 먼저 확인해보세요 → preverdict.net/predict

댓글 2

익명 · 2026.09.26

저도 계좌를 안 알려주셔서 공탁 얘기를 들었었는데 그때 이런 설명을 들었으면 덜 헤맸을듯

익명 · 2026.09.26

저는 공탁했는데 그게 무조건 반영되는건 아니라고 들었어요 그래도 안 하는거보단 낫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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