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했는데 벌금부터 내라고 합니다 — 판결문에 적힌 '가납'은 무슨 뜻인가요
JUAN 변호사2026.10.18조회 17
"항소하면 판결이 확정되지 않으니까 벌금도 안 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원칙은 맞습니다. 그런데 판결문 주문에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는 문장이 있다면 사정이 다릅니다.
■ 가납명령이란
형사소송법 제334조는 법원이 벌금이나 과료, 추징을 선고하면서, 판결이 확정된 뒤에는 집행하기 어려울 염려가 있다고 보면 그 금액을 미리 내도록 명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가납명령입니다. 판결 선고와 함께 내려지고, 즉시 집행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소를 하더라도 가납명령이 붙은 금액은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납부 고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약식명령을 받았을 때도 벌금과 함께 가납 명령이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럼 항소한 의미가 없는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가납은 '미리 내 두라'는 것이지, 형이 그 금액으로 확정됐다는 뜻이 아닙니다. 항소심에서 벌금이 줄거나 무죄가 나오면 결과에 맞춰 정리됩니다.
가납한 뒤 벌금형이 확정되면 낸 금액의 한도에서 형이 집행된 것으로 봅니다(형사소송법 제481조). 확정된 벌금이 가납한 금액보다 적거나 무죄가 확정됐다면, 그 차액이나 가납금을 돌려받는 절차가 있으니 검찰청에 확인하면 됩니다.
■ 당장 낼 형편이 안 된다면
가납 고지를 받고도 내지 않으면 검찰이 재산에 대해 집행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내기 어렵다면 고지서를 보낸 검찰청 집행 담당 부서에 분할 납부나 납부 연기가 가능한지 먼저 문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사정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범위가 다르므로, 소득이나 재산 상황을 보여 줄 자료를 함께 준비해 가면 상담이 수월합니다.
■ 판결문에서 확인할 곳
판결문 맨 앞의 '주문'을 보시면 됩니다. 벌금 액수와 노역장 유치 기간 다음에 가납에 관한 문장이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이 문장이 없다면 원칙대로 판결이 확정된 뒤에 납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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