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운 행위 자체보다, 지웠다는 사실이 남습니다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앤 것은 증거인멸죄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 행위가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되는 이유는, 죄가 되지 않는 대신 구속과 양형에서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현행 형법 기준2026년 검토약 4분
1. 법으로 정해진 형 (법정형)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을 전제로 합니다. 누구의 사건인지에 따라 성립 여부가 갈립니다.
| 구분 | 법정형·효과 |
|---|
| 증거 인멸·은닉·위조·변조 (형법 §155①)타인의 사건 |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
| 증인 은닉·도피 (§155②) | 5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 |
| 모해 목적 (§155③)가중 | 10년 이하 징역 |
| 친족·동거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155④)특례 | 처벌하지 아니함 |
| 자기 사건의 증거 인멸 | 본죄 불성립
(구속사유·양형에 반영) |
근거: 형법 제155조(증거인멸등과 친족간의 특례). 타인을 교사해 자기 사건의 증거를 없애게 한 경우에는 교사범의 성립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2. 죄가 안 되는 대신, 다른 데서 돌아옵니다
수사를 받게 되면 대화 내용을 지우거나 휴대폰을 초기화하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 자기 사건이라면 그 행위 자체로 증거인멸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방어권의 범위로 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구속입니다. 구속영장 발부 기준의 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이고, 실제로 자료를 지운 정황이 확인되면 그 염려가 구체적으로 소명된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불구속으로 진행되던 사건이 구속으로 바뀌는 가장 흔한 계기 중 하나입니다.
복원도 고려해야 합니다. 삭제된 데이터는 디지털 포렌식으로 상당 부분 확인되고, 지운 시점과 지운 사실 자체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지워진 내용보다 '수사 시작 직후에 지웠다'는 정황이 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사건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친구나 직장 동료의 사건을 위해 자료를 지워 주거나 숨겨 주면 그 순간 별도의 범죄가 성립합니다. 부탁을 받고 한 일이라는 사정은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 남을 시켜서 지우게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자기 사건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증거를 없애게 한 경우에는 교사범의 성립이 문제됩니다. 방어권으로 허용되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탁받은 사람은 본범으로, 부탁한 사람은 교사로 함께 문제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3. 형량을 가르는 요소
- 누구의 사건인가타인의 사건이어야 성립합니다. 자기 사건이면 본죄는 문제되지 않습니다. ▽
- 친족·동거가족 관계친족 또는 동거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특례가 있습니다. ▽
- 모해의 목적피고인·피의자를 해칠 목적이 인정되면 법정형이 크게 올라갑니다. ▲
- 본 사건의 중대성인멸 대상이 된 사건이 무거울수록 죄질이 무겁게 평가됩니다. ▲
- 조직적·반복적 실행여러 사람이 나누어 실행하거나 반복된 경우 가중 요소로 작용합니다. ▲
- 복원 가능성과 자백자료가 복원되었고 경위를 인정한 경우에는 참작될 여지가 있습니다. ▽
4. 자주 묻는 질문
제 휴대폰의 대화를 지웠습니다. 증거인멸죄인가요?
자기 사건의 증거라면 본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증거인멸 염려가 인정되어 구속으로 이어지거나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부탁으로 자료를 숨겼습니다.
친족 또는 동거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 특례가 있습니다. 다만 관계와 목적이 요건에 맞는지가 개별적으로 확인됩니다.
지운 자료는 복구가 안 되니 괜찮지 않나요?
삭제된 데이터는 포렌식으로 확인되는 경우가 많고, 지운 시점과 지운 사실 자체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내용보다 그 정황이 더 불리하게 쓰이기도 합니다.
회사 자료를 폐기했는데 징계사건도 해당되나요?
형법 제155조는 형사사건뿐 아니라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사 전에 지운 것도 문제가 되나요?
사건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더라도 장차 문제될 것을 알고 없앤 경우에는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시점보다 인식과 목적이 판단의 중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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