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도 협박도 없었는데 강제추행과 같은 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쟁점은 그때 상대가 어떤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 상태를 알면서 이용했는지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준강제추행은 폭행·협박이 아니라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만 다를 뿐, 처벌은 강제추행과 완전히 같습니다.
| 유형 | 법정형 |
|---|---|
| 준강제추행 (형법 §299·§298)이 글의 주제 |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 |
| 준강간 (§299·§297)벌금 없음 | 3년 이상 유기징역 |
| 미수범 (§300)미수도 처벌 | 기수와 같은 조항으로 처벌 (형은 감경 가능) |
| 13세 미만·장애인 대상 등가중 | 성폭력처벌법으로 가중 처벌 |
근거: 형법 제299조·제300조, 성폭력처벌법 제6조. 준강간은 강간과, 준강제추행은 강제추행과 같은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준강제추행이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실제로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어야 하고, 행위자도 그 상태를 인식하면서 이를 이용했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건 '술에 취해 필름이 끊긴(블랙아웃) 상태'가 항거불능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상대가 이를 알고 있었는지입니다.
블랙아웃 상태에서도 겉으로는 의사소통이 가능해 보이는 경우가 있어, 당시 대화 내용·문자메시지·CCTV·목격자 진술 등 정황 전체로 항거불능 여부와 고의를 판단하게 됩니다.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필름이 끊겼다'입니다.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준강제추행)은 이 말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보아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알코올 블랙아웃은 중증도의 혈중알코올농도에서 외부 자극을 기록하는 인코딩 과정에 영향을 받아 나중에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당시에는 의식이 있고 대화도 가능합니다. 반면 패싱아웃은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실제로 수면에 빠져 의식을 잃은 상태로, 판단능력과 대응능력을 잃은 것이어서 형법 제299조가 말하는 심신상실에 해당합니다.
같은 판결은 단편적인 모습만으로 블랙아웃이라고 단정해 심신상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음주량과 음주 속도·평소 주량·기억장애를 겪은 경험·CCTV와 목격자 진술·당시 피해자의 상태와 언동·가해자와의 관계와 만남의 경위 등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했습니다.
상대가 항거불능 상태라고 생각하고 행위에 나아갔는데 실제로는 그 상태가 아니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경우를 불능미수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다수의견은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준강간죄의 구성요건적 결과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했더라도, 행위 당시 피고인이 인식한 사정을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평가했을 때 준강간의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상대가 실제로는 멀쩡했다'는 사정이 곧바로 무죄로 이어지는 구조가 아닙니다. 형법 제300조는 준강간·준강제추행의 미수범을 처벌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이고(형법 제298조), 준강제추행은 폭행·협박 없이 상대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라는 점을 이용한 경우입니다(제299조).
두 죄는 성립 요건이 다를 뿐 법정형은 같습니다. 제299조가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사·재판 과정에서 죄명이 바뀌어도 형의 범위 자체는 달라지지 않고, 달라지는 것은 무엇을 다투어야 하는지입니다.
강제추행으로 기소되면 폭행·협박이 있었는지와 그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고, 준강제추행으로 기소되면 그때 상대의 상태와 그 상태에 대한 인식이 쟁점이 됩니다. 사실관계가 같아도 방어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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