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뉴시스 · 뉴스12026-10-07

대포차 밀수출 1심, 징역 10개월 실형 — 10년 해외 도피에도 시효는 흐르지 않았습니다

범행은 2014년이었습니다. 필리핀에서 10년을 보냈지만, 그 시간은 공소시효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부산지방법원징역 10개월, 추징 약 9억 6천만원

어떤 선고였나

이른바 대포차 29대를 러시아로 몰래 수출하고 해외로 도피했던 50대에 대한 1심입니다.

부산지방법원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약 9억 6천만원의 추징을 명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2014년 2월부터 8월 사이 항만물류 업체 직원들과 공모해, 러시아로 가는 화물선에 정상 수출품 사이로 차량을 숨겨 대포차 29대를 반출했습니다.

피고인은 2015년 무렵 필리핀으로 도피했고, 약 10년 뒤인 2025년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공범들이 역할을 나눠 밀수출한 것으로 규모가 크고 계획적·조직적이라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집행유예 기간 중에 범행했으며, 범행 후 해외로 도피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다만 반성하는 점과 건강이 나빠진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신고 없이 물품을 수출하는 밀수출죄는 관세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물품원가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입니다. 이번 징역 10개월은 이 범위의 아래쪽입니다.

추징은 형벌과 별개로, 범죄로 얻은 것이나 그 물건의 가액을 국가가 거둬들이는 처분입니다. 9억 6천만원이라는 숫자가 징역 10개월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형을 무겁게 한 쪽에는 범행의 규모와 조직성, 동종 전과,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 그리고 도피가 놓였습니다. 가볍게 한 쪽에는 반성과 건강 악화가 놓였습니다.

여기서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이라는 사정이 결정적입니다. 이미 한 번 형의 집행을 미뤄 받은 사람이 그 기간에 다시 같은 종류의 범행을 했다면, 법원이 다시 집행을 미뤄 줄 여지는 크게 줄어듭니다. 형이 길지 않은데도 실형이 나온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 왜 처벌받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2015년에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많이 나올 질문은 형량보다 이것입니다. 범행은 2014년이고 선고는 2026년인데, 그 사이에 시효가 끝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공소시효는 범죄가 끝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더 이상 기소할 수 없게 되는 제도입니다. 형사소송법은 장기 5년 미만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의 공소시효를 5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밀수출죄의 법정형 상한이 3년이니, 이 기준만 놓고 보면 2014년 범행의 시효는 오래전에 지났어야 합니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에는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

시효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계가 멈춘다는 뜻입니다. 피고인이 필리핀에 머문 약 10년은 시효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송환돼 국내에 들어온 뒤부터입니다.

그러니 이 사건의 결과가 정해진 시점은 송환된 2025년이 아니라 도피한 2015년입니다. 해외로 나간 그 선택이 시간을 버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시효의 시계를 멈춰 세웠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도피 자체가 다시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으로 돌아왔습니다.

처벌을 피하려고 나라를 떠난 시간은 시효를 줄여 주지 않고, 형을 무겁게 하는 사정으로만 남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공소시효가 범죄마다 몇 년인지, 언제부터 세기 시작하고 어떤 경우에 멈추는지는 공소시효 편에 정리돼 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되는지는 집행유예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계

보도는 적용 법조를 관세법 위반으로만 적고 있습니다. 밀수출죄 외에 다른 조항이 함께 적용됐는지, 피고인이 국외에 머문 기간 전부를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판결문으로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라 이 글에서는 보도된 범위까지만 다뤘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뉴시스 · 2026-10-07 열람
뉴스1 · 2026-10-07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