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적발 사건의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도 술에 취한 채 운전했습니다.
짧은 기간에 음주운전을 여러 차례 반복한 30대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사고로 사람이 다친 사건은 아니고,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1심 판단입니다.
2025년 7월, 울산 북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64%의 만취 상태로 약 8㎞를 운전하다 처음 단속에 적발됐습니다.
8월에는 경북 경주에서 울산까지 약 14㎞를 술에 취한 채 운전했습니다.
그 뒤 같은 달, 앞서 적발된 음주운전 사건의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로 가는 길에 다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했습니다.
9월에는 창고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한 보도는 이때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217%로 전했고, 다른 보도는 이미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으며 사고를 수습한 뒤 집으로 가는 길에 다시 운전하다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또 적발됐다고 전했습니다.
먼저 짚어둘 점이 있습니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음주운전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기준 표가 적용되는 범죄가 아닙니다. 권고 형량 구간에서 출발해 가중·감경을 따지는 방식이 아니라, 법정형 안에서 재판부가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합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재판부가 밝힌 양형 이유를 그대로 읽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여러 번의 운전은 한 재판에서 함께 판단됐습니다. 이를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따로따로 재판받을 수도 있었던 여러 죄를 한 번에 선고하는 것으로, 이 경우 형은 각각을 단순히 더하지 않고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가중하는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재판부가 밝힌 이유는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초래하는 위험성과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단기간에 수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반복했다.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긴 하지만 준법의식과 재범 방지에 대한 의지가 매우 미약해 보여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잘못을 인정한 사정은 재판부도 적었습니다. 다만 그 문장은 "하지만"으로 끝나고, 무게는 뒤쪽에 실려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나 운전 거리보다 **"인식할 수 있는 상황"**과 **"단기간"**이 앞에 나온다는 점을 봐야 합니다.
음주운전 재범을 이야기할 때 흔히 "전과가 있느냐"를 먼저 따집니다. 이 사건의 양형 이유에는 전과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단기간"과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이 나옵니다. 모든 운전이 첫 적발 뒤 두 달 남짓 안에 벌어졌습니다.
법원이 기준점으로 삼은 것은 이전의 판결이 아니라 이번 사건의 첫 적발이었습니다.
7월의 적발로 경고는 이미 전달됐습니다. 단속에 걸리고, 수치가 측정되고,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이 시점부터 피고인은 음주운전이 무엇을 불러오는지 모를 수 없는 사람이 됩니다. 재판부가 말한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상황"은 이때 시작됩니다.
8월의 운전은 그 경고를 무시한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아직 '반복'입니다. 한 번 더 저지른 사람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결과가 정해진 것은 조사받으러 가는 길입니다. 첫 사건 때문에 경찰서로 향하는 운전을 술에 취해 했다는 사실은, 반복이 아니라 태도를 보여줍니다. 수사기관에 불려 가는 그 순간에도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는 것은, 적발이 억지력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입니다. 재판부가 "준법의식과 재범 방지 의지가 매우 미약해 보인다"고 쓴 근거는 이 한 장면에 다 들어 있습니다.
9월의 사고는 그 판단을 확인해 준 사건입니다. 두 달 동안 한 번도 멈추지 않았고, 마지막에는 창고를 들이받았습니다. 벌금이나 집행유예로는 멈추지 않을 사람이라는 판단에 더 반박할 사정이 남지 않았습니다.
판결은 법정에서 나오지만, 경고는 적발되는 순간 이미 전달된 것으로 봅니다.
음주운전을 반복했을 때 법정형이 어떻게 무거워지는지, 면허가 취소된 뒤 운전하면 무엇이 더해지는지, 집행유예와 실형이 어디에서 갈리는지는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두 보도가 전하는 음주운전 횟수가 다릅니다. 한 보도는 네 차례로, 다른 보도는 9월 사고 뒤의 무면허 음주운전까지 더해 다섯 차례로 전합니다. 9월 사고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와 면허 취소 여부도 각각 한 보도에만 나옵니다. 무면허운전이 별도 죄명으로 함께 판단됐는지에 따라 위 해설의 일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