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울산매일2026-09-03

응급실 난동 1심, 징역 1년 6개월 — 처벌불원이 있었는데도 실형이 나온 이유

일부 피해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실형이 나왔습니다. 그 말이 닿지 못하는 자리가 따로 있습니다.

울산지방법원2026-09-03징역 1년 6개월

어떤 선고였나

응급실에서 의료진에게 욕설하고 밀치며 소란을 피운 40대에 대한 1심입니다.

울산지방법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같은 재판에서 별건 폭행도 함께 다뤄졌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5년 12월 새벽 머리를 다쳐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기다리던 중,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가려다 보안요원과 간호사에게 제지당했습니다.

그 뒤 의료진을 향해 욕설했고, 의사의 몸을 밀쳤으며, 자신의 지혈 붕대를 떼어 바닥에 피를 흩뿌리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2026년 4월 말에는 통화 중 욕설 문제로 시비가 붙은 상대를 찾아가 식당에서 소주병과 의자로 내리치고 발로 여러 차례 차 폭행한 혐의로도 함께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폭력 범죄 등으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누범 기간 중 다시 범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하는 행위를 따로 처벌합니다. 응급의료를 방해한 경우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면 그보다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일반 폭행죄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상한이 두 배 이상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그 장소가 응급실이면 다르게 평가된다는 뜻이고, 이유는 피해자 한 사람의 안전이 아니라 그 시간에 그 공간에서 치료를 기다리던 다른 사람들의 안전이 함께 걸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별건 폭행이 더해졌습니다. 여러 죄를 한 재판에서 함께 선고하는 것을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형을 단순히 더하지는 않지만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절반까지 올릴 수 있어 죄의 개수가 형에 반영됩니다. 식당에서 소주병과 의자를 사용한 부분은 위험한 물건을 쓴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그렇게 되면 기본 폭행보다 무거운 조문이 적용됩니다.

그리고 누범입니다. 앞선 형의 집행이 끝난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다시 죄를 저지르면 형의 장기를 두 배까지 올릴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재판부가 "누범 기간 중"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 구조를 짚은 것입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 닿지 못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눈에 걸리는 것은 일부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밝혔는데도 실형이 나왔다는 점입니다. 합의만 되면 풀려난다고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 만큼, 여기가 짚어볼 지점입니다.

처벌불원이 사건을 끝내는 죄가 따로 있습니다. 단순 폭행이 대표적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재판 중이면 공소기각으로 끝납니다.

응급의료법 위반은 그 구조가 아닙니다. 보호하려는 것이 그 순간 폭행당한 의료인 개인만이 아니라 응급의료체계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맞은 사람이 괜찮다고 해도 사건은 그대로 진행됩니다. 처벌불원은 사건을 끝내는 열쇠가 아니라 양형에서 고려되는 하나의 사정으로 위치가 바뀝니다.

이 사건에서 결과가 굳어진 시점을 찾으면 응급실에서 붕대를 뜯은 그 새벽이 아닙니다. 그보다 앞선, 앞선 형의 집행이 끝나고 누범 기간이 시작된 그 날입니다.

누범 기간은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이 아닙니다. 그 안에서 저지른 범행은 같은 행위라도 다르게 계산되고, 집행유예를 붙일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확인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넉 달 뒤 별건 폭행까지 더해지면서, 한 번의 우발적 사건이라는 설명이 설 자리가 없어졌습니다.

반성한다는 말과 일부 피해자의 처벌불원은 그 위에 얹혔습니다. 형을 어느 정도 낮추는 데는 작동했겠지만,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선까지 밀어내지는 못했습니다.

합의가 사건을 끝내는 죄와, 합의가 형을 조금 줄이는 데 그치는 죄는 처음부터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폭행죄가 어디까지 성립하고 처벌불원이 어떤 죄에서 사건을 끝내는지는 아래 폭행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사용했을 때 조문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특수폭행 편에, 소란으로 업무가 중단된 경우 별도로 문제되는 부분은 업무방해 편에 정리돼 있습니다. 실형과 집행유예가 갈리는 기준도 함께 보시면 이 사건의 구조가 선명해집니다.

한계

1심 판단이고 상소 여부는 보도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응급의료법 위반과 별건 폭행 각각에 어떤 조문이 적용됐는지, 식당에서의 행위가 특수폭행으로 평가됐는지는 보도만으로는 특정되지 않습니다. 처벌불원을 밝힌 피해자가 어느 사건 쪽인지도 드러나 있지 않아, 그 사정이 어느 부분의 양형에 작용했는지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울산매일 · 2026-09-05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