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세 번이 모두 같은 죄로 세어지지는 않습니다.
두 사람이 살인미수와 살인예비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두 사람 중 한 사람(A씨)의 남편입니다.
검찰은 40대인 A씨에게 징역 5년, 20대인 B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습니다. 여기에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의 보호관찰도 함께 청구했습니다.
아직 선고 전, 구형 단계입니다. 구형은 검사가 이 정도의 형이 적정하다고 의견을 밝히는 절차일 뿐이고, 법원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선고 공판은 9월 30일로 잡혀 있습니다.
아래는 보도된 혐의를 전제로 어떤 죄가 문제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두 사람이 유죄인지, 어떤 형을 받을지를 다루는 글이 아닙니다.
보도된 공소사실에는 세 가지 행위가 나옵니다.
첫째, 약물을 탄 술을 건넸으나 피해자가 마시지 않았다는 것. 둘째, 약물을 탄 술을 냉장고와 우편함에 보관했다는 것. 셋째, 직접 흉기를 휘둘러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이 세 가지를 나란히 놓고 "세 차례 살해하려 했다"고 씁니다. 적용된 죄명으로는 살인미수와 살인예비 두 가지가 보도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행위가 미수이고 어느 행위가 예비인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다퉈질 지점이 바로 거기입니다.
살인미수와 살인예비는 이름만 비슷할 뿐 형의 무게가 크게 다릅니다. 살인미수는 살인죄의 형에서 감경할 수 있는 정도이지만, 살인예비는 별도로 10년 이하의 징역이 정해진 훨씬 가벼운 죄입니다. 세 행위 중 몇 개가 어느 쪽으로 가느냐에 따라 사건의 크기 자체가 달라집니다.
미수와 예비를 가르는 것은 실행의 착수라는 개념입니다. 범행을 준비하는 단계를 지나 실제로 저지르기 시작한 시점을 말합니다.
착수 전이면 예비입니다. 착수했는데 결과가 나지 않으면 미수입니다. 착수해서 결과까지 났으면 기수, 즉 완성된 살인죄입니다.
법은 원칙적으로 준비 단계를 처벌하지 않습니다. 마음먹은 것만으로는 죄가 되지 않고, 도구를 사서 숨겨 두는 것도 대개는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살인은 그 예외에 해당해서 예비 단계부터 처벌하는 조문을 따로 두고 있습니다. 그만큼 보호하려는 것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살인의 고의입니다.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말합니다. 상해의 고의만 인정되면 죄명은 살인미수가 아니라 상해나 특수상해가 됩니다. 흉기를 썼다면 특수상해입니다.
즉 이 사건에서 각 행위의 죄명을 정하려면 두 가지를 차례로 봐야 합니다.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실행의 착수가 있었는지입니다.
세 행위를 하나씩 놓고 보면, 다퉈질 지점이 각각 다른 곳에 있습니다.
보관 행위는 비교적 분명합니다. 약물을 탄 술을 냉장고와 우편함에 뒀다는 것은 아직 피해자에게 작용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실행의 착수로 보기 어렵고, 예비 단계에 머무는 것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예비죄도 성립하려면 살인의 목적이 인정돼야 하므로, 그 술을 왜 거기 뒀는지가 여전히 쟁점으로 남습니다.
술을 건넨 행위가 가장 미묘합니다. 피해자가 마시지 않았으니 결과는 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건넨 시점을 착수로 볼 것인가입니다. 잔을 내미는 순간 이미 피해자의 생명에 대한 위험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고 보면 미수이고, 아직 마실지 말지가 남아 있었으니 준비에 그친다고 보면 예비입니다. 재판에서 방어와 공격이 가장 치열하게 붙는 것이 보통 이 지점입니다.
흉기를 휘두른 행위는 착수 자체는 다툴 여지가 적습니다. 실제로 전치 5주의 상해가 났으니 사람의 몸에 대한 공격이 시작된 것은 분명합니다. 여기서 갈리는 것은 착수가 아니라 고의입니다. 죽이려 한 것인지 다치게 하려 한 것인지에 따라 살인미수가 되기도 하고 특수상해가 되기도 합니다. 상처의 부위와 깊이, 흉기의 종류, 몇 차례 휘둘렀는지, 스스로 멈췄는지가 이 판단의 자료가 됩니다.
여기에 사건 구조가 하나 더 겹칩니다. 피고인이 두 명이라는 점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단순히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범행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한쪽이 시켜서 했을 뿐이라는 주장이 재판에서 나왔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는지에 따라 두 사람이 공동정범인지, 한쪽이 시키고 한쪽이 실행한 관계인지, 아니면 실행한 쪽의 책임이 줄어드는지가 달라집니다. 구형이 두 사람에게 다르게 나온 것도 검찰이 두 사람의 역할을 같게 보지 않았다는 신호입니다.
여러 행위가 묶여 하나의 사건으로 보도될 때, 실제 재판은 그 묶음을 다시 풀어 각각의 죄명을 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흉기가 등장한 사건에서는 같은 상처를 두고도 살인미수와 특수상해로 죄명이 갈립니다. 가정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면 별도의 보호 절차가 함께 진행되기도 합니다. 죄명별 기준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아직 증거조사가 끝난 뒤의 구형 단계이고, 각 행위에 어떤 죄명이 붙었는지는 보도만으로는 확정되지 않습니다. 위에 적은 갈림길은 이 유형의 사건에서 일반적으로 다퉈지는 지점을 정리한 것이며, 이 사건의 결론을 예측한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