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뉴시스2026-09-03

반려동물 20마리 방치 1심,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 때린 적 없는 학대가 성립하는 자리

때리거나 죽인 행위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 마리가 죽었고, 그 결과가 형을 정했습니다.

창원지방법원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

어떤 선고였나

경남 김해의 한 주거지에서 반려동물 20마리를 기르면서 물과 먹이를 제대로 주지 않아 그중 고양이 10마리가 죽은 사건입니다.

창원지방법원은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된 30대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람은 2025년 11월 중순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 자신의 주거지에서 고양이와 강아지 등 반려동물 20마리를 기르면서 충분한 물과 먹이를 제때 주지 않았습니다.

주거지는 오물과 동물 사체, 배설물로 뒤덮인 상태였고, 그 안에서 고양이 10마리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죽었습니다.

재판부는 20마리를 먹이도 주지 않은 채 방치해 그중 약 10마리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동종 처벌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도 없다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동물학대는 사람을 상대로 한 범죄가 아니어서 형법이 아니라 동물보호법이 다룹니다. 이 법은 학대로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에 징역형까지 정하고 있어, 벌금만 나오는 영역이 아닙니다.

다만 이 죄에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만든 양형기준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양형기준은 죄의 유형을 나눠 권고 형량 범위를 제시하는 표인데, 그것이 없는 죄에서는 법원이 법정형의 범위 안에서 사정을 종합해 형을 정합니다. 같은 죄명에서 사건마다 결론의 폭이 크게 벌어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형을 올린 쪽은 결과입니다. 20마리 중 절반이 죽었고, 그 상태가 두 달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형을 내린 쪽은 전력과 태도입니다. 같은 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벌금을 넘는 전력도 없다는 점, 범행을 다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두 방향이 만나 징역형을 선택하되 그 집행을 미루는 결론, 즉 집행유예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사회봉사 80시간이 함께 붙었습니다.

죄가 된 것은 어느 하루가 아니라 두 달이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학대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장면이 없습니다. 때린 적도, 도구를 쓴 적도, 죽이려 한 적도 보도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열 마리가 죽었고 징역형이 선택됐습니다.

동물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적극적인 가해 행위만이 아닙니다. 기르는 사람에게는 먹이와 물, 최소한의 사육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함께 지워져 있고, 그 의무를 저버려 죽음에 이르게 한 것도 학대로 다룹니다. 하지 않은 것이 죄가 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결과가 정해진 순간을 찾으면 어느 특정한 날이 아닙니다. 스무 마리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도 그 상태를 두 달 가까이 유지한 구간 전체입니다.

이 구간이 왜 결정적이냐 하면, 하나하나의 하루는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먹이를 못 준 것은 사고이고, 이틀은 사정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두 달이 되고 사체가 쌓이는 동안에도 상태가 바뀌지 않았다면, 몰랐다는 말도 어쩔 수 없었다는 말도 자리를 잃습니다. 방치 사건에서 고의를 다투기가 어려운 이유가 이것입니다. 시간 자체가 인식의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형이 실형까지 가지 않은 것도 같은 자리에서 설명됩니다. 재판부가 유리하게 본 것은 전력과 태도였고, 이는 이 사람이 처음부터 동물을 해치려 한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결과는 무겁지만 그 결과에 이른 경로가 계획된 가해가 아니라 감당하지 못한 사육이었다는 판단입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서 있는 것이 이 선고의 구조입니다. 결과의 무게가 징역형을 부르고, 경로의 성격이 그 집행을 미룹니다.

여러 마리를 기르는 사건에서 형을 정하는 것은 사육을 시작한 동기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게 된 뒤에 무엇을 했느냐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징역형이 선고되고도 집행이 미뤄지는 구조, 기소 단계에서 사건이 끝나는 경우의 요건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동물이 법적으로 물건으로 다뤄지는 탓에 재물손괴가 함께 문제되는 사건 유형도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한계

보도는 죽은 고양이의 사인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사육 환경과 죽음 사이의 인과관계가 재판에서 어떻게 정리됐는지는 보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살아남은 나머지 동물들이 어떻게 조치됐는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뉴시스 · 2026-09-03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