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경향신문 · 세계일보 · 제주의소리2026-10-01

층간소음 흉기 살인미수 1심, 징역 4년 — 고의 다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형을 움직인 건 공탁이었습니다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형은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제주지방법원2026-10-01징역 4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

어떤 선고였나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던 윗집 이웃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에 대한 1심입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는 살인미수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5년 9월 한 병원 응급실에서 간호사에게 욕설을 하고 혈압측정기를 집어던지는 등 응급의료 종사자의 업무를 방해하고 의료기구를 손상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2026년 3월 24일 저녁에는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윗집 이웃을 찾아가 "죽여버리겠다"며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제주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초인종을 눌러 나온 피해자를 밀치고 집 안으로 들어가려다 제지당하자 감춰 둔 흉기를 꺼내 휘둘렀고, 피해자는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피고인은 평소 윗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이 짖는 소리 등 층간소음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고인은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전반적인 사실관계는 인정했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서 범행했다고 보고, 고의를 부인하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층간소음으로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은 사정은 주관적 동기일 뿐 범행을 정당화하는 사유나 유리한 사정이 될 수 없다고 했고, 피해자가 일상의 평온을 되찾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며 피해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점, 그리고 살인미수 피해자에게 공탁을 했고 피해자가 이를 받겠다는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미수에 그친 경우 형법은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판단해서 줄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징역형을 감경하면 형기가 2분의 1이 되므로, 감경을 거친 살인미수의 하한은 징역 2년 6개월입니다.

여기에 응급실 사건이 별개의 죄로 함께 올라왔습니다. 여러 죄를 한 재판에서 함께 선고하는 것을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형을 단순히 더하지는 않지만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형을 올릴 수 있어, 죄가 하나 늘어난 만큼 위쪽으로 작용합니다.

선고된 4년은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인 5년보다 낮습니다. 미수 감경이 적용됐다는 뜻입니다. 감경된 범위의 바닥인 2년 6개월보다는 위이고, 경합범과 큰 피해가 그 사이를 채웠습니다.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판결의 중심에 있습니다. 죽이려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더라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래도 상관없다고 여기고 행동했다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뜻입니다. 미리 감춰 둔 흉기를 꺼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며 휘두른 사정은 그 인식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전자장치 부착은 형이 아니라 재범을 막기 위해 따로 붙는 처분입니다. 형을 마친 뒤부터 시작되고, 피해자 접근 금지 같은 준수사항이 함께 정해집니다.

고의 다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형을 움직인 건 공탁이었습니다

이 재판에서 피고인 쪽이 정면으로 다툰 것은 고의였습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되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받아들여졌다면 죄명이 바뀌고 법정형의 출발점부터 달라지는 다툼이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동기로 내세울 수 있었던 층간소음 스트레스도 유리한 사정에서 명시적으로 배제됐습니다. 재판부는 그것을 "주관적 동기"라고 불렀습니다. 오래 시달렸다는 사정은 이해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형을 깎는 근거는 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무엇이 남았을까요. 판결이 다만이라고 짚은 두 가지입니다. 사실관계를 인정했다는 것, 그리고 공탁입니다.

공탁은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지 못했을 때 피해 회복을 위한 돈을 법원에 맡겨 두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공탁은 돈을 맡겼다는 사실만으로는 무게가 크지 않습니다. 피해자가 원하지 않는데 일방적으로 돈을 맡겨 두고 감형을 받는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판결이 공탁을 언급하면서 "피해자가 수령 의사를 밝힌 점"을 함께 적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돈이 실제로 피해자에게 닿는다는 것, 피해 회복이 서류에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이 사건은 고의 다툼에서 졌고, 피해가 크다는 판단도 받았습니다. 형을 위로 끌어올리는 요소는 거의 다 채워진 상태였습니다. 그런데도 결과는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 아래였습니다. 아래쪽 칸에 실제로 놓인 것은 사실관계를 인정한 것과, 피해자가 받겠다고 한 공탁금이었습니다.

피고인이 다툴 수 있는 것은 법정 안의 쟁점이지만, 형을 움직이는 것은 법정 밖에서 피해자 쪽에 일어난 변화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살인미수가 특수상해와 어디서 갈리는지, 미필적 고의가 어떤 사정으로 인정되는지는 살인·살인미수 편과 미수·예비 편에 정리돼 있습니다. 응급실 같은 의료현장에서의 소란이 업무방해나 재물손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업무방해 편과 재물손괴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계

범행 당시 현관 앞에서의 구체적인 경위(초인종, 제지, 피해자가 문을 잠근 경과)는 한 매체만 상세히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서술을 사실관계에 반영하되, 양형 판단의 근거는 여러 보도에 공통으로 나온 재판부 판단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경향신문 · 2026-10-01 열람
세계일보 · 2026-10-01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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