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연합뉴스 · 서울신문 · 국민일보2026-10-06

간병살인 국민참여재판 1심, 징역 7년 — 형을 낮춘 사정이 다시 돌아갈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검사는 12년을 구했고 배심원은 7년과 8년으로 갈렸습니다. 8년의 간병은 형을 낮추는 쪽에 놓였지만, 재판부는 같은 자리에서 재범 가능성도 함께 읽었습니다.

대구지방법원 형사13부2026-10-06징역 7년

어떤 선고였나

지적장애가 있는 조카를 숨지게 하고, 치매를 앓는 어머니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60대에게 국민참여재판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습니다. 적용된 죄명은 살인과 존속살해미수입니다.

배심원 7명은 전원일치로 유죄 평결을 냈고, 양형에 관해서는 4명이 징역 7년, 3명이 징역 8년 의견을 냈습니다. 검사의 구형은 징역 12년이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피고인은 2018년께부터 치매를 앓는 어머니와 지적장애가 있는 여동생, 그리고 여동생의 딸을 돌봐 왔습니다. 2022년 여동생이 숨진 뒤로는 사실상 혼자서 어머니와 조카의 의식주와 가사를 책임져 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약 한 달 전부터 피고인은 남동생에게 조카가 자신을 너무 때린다며, 이제 한계이고 너무 힘들다는 취지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2026년 3월 22일, 피고인은 어머니와 조카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경북 지역의 한 바닷가로 데려갔습니다. 조카는 바다에 빠져 숨졌습니다. 어머니도 바다에 빠뜨려 살해하려 했으나 목격자들에게 제지돼 미수에 그쳤습니다.

검사는 피해자들이 범행에 취약한 장애인과 치매 노인이었고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 범행이라며 징역 12년을 구형했습니다. 어머니가 죽기 싫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했는데도 피고인이 그 의사에 반해 계속 범행을 시도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이 약 8년간 두 피해자를 사실상 홀로 부양하면서 극심한 병간호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피고인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양형 증인으로 나온 남동생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죽을죄를 지었다며 형량을 많이 달라고 했고, 만약 나가게 된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 숨진 조카가 사망 직전 느꼈을 공포와 믿었던 아들의 범행으로 어머니가 느꼈을 배신감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인 모친에 대한 재범 가능성도 절대 가볍지 않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두 죄의 법정형부터 보겠습니다.

  • 살인 —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법 제250조 제1항)
  • 존속살해 —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형법 제250조 제2항)

존속살해는 피해자가 자기나 배우자의 직계존속, 즉 부모나 조부모인 경우입니다. 같은 살해라도 하한이 5년에서 7년으로 올라갑니다.

어머니에 대한 부분은 미수입니다. 미수범은 기수범의 형보다 감경할 수 있습니다(형법 제25조 제2항). 반드시 깎는 것이 아니라 재판부가 정황을 보고 정하는 임의적 감경입니다. 이 사건의 미수는 피고인이 스스로 멈춘 것이 아니라 목격자들에게 제지된 것이어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해진 중지미수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두 죄는 한 재판에서 함께 판단됐습니다.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를 한꺼번에 재판하면 경합범이 되고(형법 제37조), 형은 죄마다 따로 매기지 않고 하나로 합쳐 정합니다(같은 법 제38조).

그다음이 양형기준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살인범죄 양형기준은 범행 동기를 기준으로 유형을 나누고, 그 첫째가 참작 동기 살인입니다. 동기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살인을 따로 묶어 다른 유형보다 낮은 범위를 권고하는 구조입니다.

이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이었습니다. 배심원의 유죄 평결과 양형 의견은 재판부를 구속하지 않고 권고하는 효력을 가집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 의견과 같은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만 붙일 수 있습니다. 징역 7년은 그 범위 밖입니다.

간병의 무게는 형을 낮추는 이유이자, 다시 돌아갈 자리였습니다

이 사건에서 형을 낮추는 쪽에 놓인 사정은 거의 하나로 모입니다. 약 8년간 사실상 혼자 감당해 온 간병입니다. 범행 한 달 전의 호소, 병간호 스트레스와 우울감, 초범이라는 점, 남동생의 처벌불원이 모두 그 위에 얹혀 있습니다. 변호인이 피고인도 또 한 명의 피해자가 아니냐고 물은 것도 같은 지점입니다.

검사의 12년과 선고된 7년 사이의 5년은 대체로 이 사정이 차지한 폭으로 읽힙니다. 징역 7년은 존속살해 법정형의 하한과 같은 숫자이고, 살인과 존속살해미수가 함께 걸린 사건에서 그 숫자까지 내려왔다는 것은 간병의 사정이 상당한 무게로 받아들여졌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형이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이유도 보도에 남아 있습니다. 재판부가 마지막에 든 것은 모친에 대한 재범 가능성이었습니다.

이 대목을 피고인의 최후진술과 나란히 놓으면 구조가 드러납니다. 피고인은 나가게 된다면 어머니를 모시고 잘 살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은 범행이 일어난 자리, 즉 혼자서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생활로 그대로 돌아가겠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피해자 중 한 사람은 여전히 피고인이 돌봐야 할 사람이고, 그 돌봄의 부담이 범행의 배경이었습니다.

간병살인 사건에서 간병의 사정은 이렇게 두 방향으로 동시에 작용합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를 설명하는 사정이라 형을 낮추는 쪽에 놓이고, 같은 사정이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는 점 때문에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근거로도 읽힙니다.

처벌불원도 같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한 사람은 남동생이었습니다. 검사가 지적했듯 숨진 조카는 처벌 의사를 밝힐 수 없고, 어머니는 치매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분명하게 남긴 의사는 처벌에 관한 것이 아니라 죽기 싫다는 것이었습니다. 유족의 용서가 양형에서 무게를 갖는 것은 그것이 피해자 쪽의 회복을 보여 주기 때문인데, 이 사건에서는 그 말을 할 수 있는 피해자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결국 형이 7년 아래로 내려가지 않은 이유와 12년까지 올라가지 않은 이유가 같은 사실에서 나왔습니다.

형을 깎는 사정이 범행이 일어난 자리 그 자체일 때, 그 사정은 끝까지 한쪽으로만 작용하지 않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살인죄와 존속살해의 법정형이 어떻게 다른지, 미수가 왜 반드시 감경되는 것은 아닌지, 가족의 처벌불원 탄원서가 양형에서 실제로 어디까지 작용하는지, 1심 형에 불복해 항소하면 무엇을 따지는지를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한계

1심 판단입니다. 피고인이나 검사가 항소하면 항소심에서 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판부가 미수 감경을 적용했는지, 양형기준상 어느 유형을 적용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위의 설명은 보도된 양형 이유를 법정형과 양형기준의 구조에 비추어 읽은 것입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연합뉴스 · 2026-10-12 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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