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매일신문2026-09-12

경찰관 매달고 도주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 합의를 못 했는데 실형을 면한 이유

경찰관이 15미터를 끌려갔고 합의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실형은 아니었습니다. 그 사이를 메운 것이 무엇인지가 이 판결의 내용입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사회봉사 200시간

어떤 선고였나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몰다 단속에 걸리자 붙잡은 경찰관을 매단 채 달아나 다치게 한 사건입니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무면허운전으로 기소된 50대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함께 명령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5월 11일 오전 7시 47분경 부산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피고인은 운전면허 없이 300cc급 오토바이를 약 19킬로미터 운전했습니다.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던 경찰관이 끼어들기 위반을 이유로 정차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고 그대로 달아났습니다.

당시 오토바이 등받이를 붙잡고 있던 경찰관은 약 15미터를 끌려갔고, 뇌진탕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피고인에게는 최근에도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피해자와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정당한 직무집행을 방해하면서 동시에 상해를 가한 점에서 죄책이 무겁고 합의도 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도,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고 반성하며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상해 정도가 중하지는 않았던 사정을 감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세 개의 죄가 한 사건에 걸려 있습니다.

무면허운전은 그 자체로 도로교통법 위반입니다. 정차 요구에 응하지 않고 달아난 것은 경찰관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이 다쳤으므로 상해가 더해집니다.

여러 죄가 한 재판에서 함께 선고되면 경합범으로 처리됩니다. 형을 단순히 더하지는 않지만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까지 올릴 수 있는 구조라, 죄의 개수가 형에 반영됩니다.

형을 올린 쪽은 분명합니다. 사람을 매단 채 달렸다는 행위 자체, 실제로 상해라는 결과가 생겼다는 점, 무면허 전력이 최근에 있었다는 점, 그리고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내린 쪽은 세 가지였습니다.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는 점, 반성하고 있다는 점, 상해의 정도가 중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합의가 안 됐는데 실형을 면한 자리

이 사건에서 눈길이 가는 것은 합의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상해 사건에서 합의는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인데, 그것이 빠진 채로 집행유예가 나왔습니다.

빈자리를 무엇이 메웠는지를 보면 이 판결의 구조가 드러납니다.

첫째, 전력의 종류입니다. 피고인에게는 무면허운전 전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가 짚은 것은 그것이 아니라 공무집행방해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전력을 하나로 뭉뚱그리지 않고 이번 사건의 중심 죄명과 같은 종류인지를 따로 본 것입니다. 무면허 전력은 무면허 부분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고, 공무집행방해 부분에서는 초범으로 취급됩니다. 같은 사람의 전과라도 죄명별로 무게가 다르게 매겨진다는 뜻입니다.

둘째, 상해의 정도입니다. 15미터를 끌려가 뇌진탕을 입었다는 사실만 놓고 보면 가볍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치 3주라는 결과는 이 유형에서 중한 편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만약 경찰관이 크게 다쳤다면 적용 조문 자체가 달라질 수 있었습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단체의 위력을 보인 경우, 또는 상해의 결과가 중한 경우에는 더 무거운 조문으로 넘어갑니다. 오토바이를 그런 물건으로 볼 것인지도 사안에 따라 다퉈지는 지점입니다.

그래서 결과가 정해진 순간을 찾으면 도주를 시작한 시점이 아니라, 경찰관이 15미터 뒤에 손을 놓았다는 지점입니다. 그 거리가 조금 더 길었거나 넘어진 자리가 달랐다면 이 사건은 다른 조문에서 다뤄졌을 것이고, 그러면 집행유예를 논할 자리 자체가 좁아졌을 것입니다.

셋째, 붙은 조건입니다. 집행유예에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200시간이 함께 붙었습니다. 200시간은 가벼운 양이 아닙니다. 합의로 채우지 못한 부분을 이 조건들이 메운 것으로 읽힙니다.

집행유예가 나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유예가 취소되어 징역 1년이 되살아납니다.

여러 죄가 겹친 사건에서 형을 가르는 것은 그날의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가 어느 조문 안에 놓이느냐입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공무집행방해가 어떤 경우에 성립하고 상해가 더해지면 어떻게 달라지는지, 무면허운전의 형량과 전력의 영향, 집행유예에 붙는 조건은 아래에서 확인하세요.

한계

1심 판단이라 항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위험한 물건으로 볼 것인지가 이 사건에서 다퉈졌는지는 보도만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매일신문 · 2026-09-12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