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머니투데이 · 경기일보2026-09-04

석방 당일 살인미수 1심, 징역 5년 — 형을 끌어올린 건 범행이 아니라 그 날짜였습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치소를 나온 그 날이었습니다. 같은 범행이라도 언제 저질렀는지가 형을 바꿉니다.

수원지방법원징역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0년

어떤 선고였나

사실혼 관계였던 사람의 목을 졸라 살해하려 한 40대에 대한 1심입니다.

수원지방법원은 살인미수와 특수폭행, 협박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도록 명했습니다.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특별준수사항도 함께 붙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6년 3월 19일 오후 3시경 주거지에서 피해자의 목을 수십 초간 졸랐습니다. 같은 날 도자기 커피잔을 던졌고, 죽일 수 있다는 취지의 말로 협박한 혐의도 함께 받았습니다.

이 사건이 있기 전, 피고인은 피해자를 상대로 한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3월 19일 그 사건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구치소에서 풀려났습니다. 살인미수 범행은 풀려난 바로 그날 이뤄졌습니다.

그 이전인 2025년 8월에는 전동드라이버로 피해자의 손가락에 상해를 입힌 일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망의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목을 졸랐고, 석방 당일 곧바로 살인미수와 특수폭행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에 나아간 점, 피해자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도 함께 언급됐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살인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사람을 죽이려 했으나 죽지 않은 경우, 즉 미수에 그친 경우에는 형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반드시 줄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의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여기서 갈리는 것이 살인미수와 상해의 경계입니다. 두 죄는 결과가 아니라 고의로 나뉩니다. 다치게 하려 한 것이면 상해이고,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 그래도 상관없다고 여긴 것이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됩니다. 목을 조르는 행위가 이 다툼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그 부위와 지속 시간 자체가 사망 위험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재판부가 사망의 위험을 충분히 인식했다고 짚은 것이 그 지점입니다.

여기에 특수폭행과 협박이 별개의 죄로 함께 올라왔습니다. 여러 죄를 한 재판에서 같이 선고하는 것을 경합범이라고 합니다. 형을 그대로 더하지는 않지만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절반까지 올릴 수 있어, 죄가 늘어난 만큼은 형에 반영됩니다.

내리는 쪽에 놓일 만한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미수에 그쳤다는 점, 그리고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해자는 엄벌을 탄원했으므로 두 번째 칸은 비어 있습니다. 결국 남은 것은 미수 감경 여부 하나였고, 선고된 형은 살인죄 법정형의 하한과 같은 5년입니다.

전자장치 부착은 형이 아니라 재범을 막기 위해 따로 붙는 처분입니다. 형을 다 마친 뒤에 시작되고, 접근금지 같은 준수사항이 함께 정해집니다. 형량만 보고 사건이 언제 끝나는지를 계산하면 실제와 어긋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날 아침 법정을 나서는 순간, 형의 상당 부분은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결과가 굳어진 시점을 찾으면 목을 조른 오후 3시가 아닙니다. 그보다 몇 시간 앞선,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구치소 문을 나선 순간입니다.

집행유예는 형을 선고하되 그 집행을 미뤄 두는 제도입니다. 미뤄 둔다는 말에는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유예 기간에 다시 죄를 저지르면 미뤄 뒀던 형이 살아납니다. 그래서 집행유예로 나온 사람에게 그 기간은 자유로운 시간이 아니라 시험 기간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시험은 몇 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같은 피해자를 상대로, 그 사건에서 풀려나자마자, 훨씬 무거운 범행으로 나아갔습니다.

법원이 이런 사정을 무겁게 보는 이유는 응징의 감정 때문이 아닙니다. 양형에서 재범 위험은 추측이 아니라 관찰로 판단하는 항목인데, 이 사건에는 관찰할 것이 이미 나와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가가 한 번 기회를 줬고, 그 기회가 몇 시간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자체로 자료가 됩니다.

여기에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점이 겹칩니다. 앞선 사건도, 그 전해의 상해도, 이날의 범행도 모두 한 사람을 향해 있었습니다. 흩어진 사건들이 아니라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면, 각각의 죄를 따로 놓고 계산할 때보다 훨씬 무겁게 평가됩니다. 관계 안에서 반복되는 폭력이 별개의 사건 목록으로 다뤄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유예됐던 형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별도의 절차가 있고, 이 판결의 5년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다만 방향은 하나입니다. 미뤄 뒀던 것이 되살아나는 쪽입니다.

집행유예 기간에 저지른 범행은 새로 저지른 죄 하나가 아니라, 이미 받아 둔 형까지 함께 끌고 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살인미수가 상해와 어디서 갈리는지, 목을 조르는 행위가 왜 고의 판단의 중심에 놓이는지는 아래 살인·살인미수 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수폭행과 협박이 각각 어떤 범위에서 성립하는지, 가족·동거 관계 안에서 벌어진 사건이 별도의 절차로 어떻게 다뤄지는지도 함께 보시면 이 사건의 구조가 잡힙니다. 집행유예가 언제 실효되고 무엇이 되살아나는지는 집행유예 편에 정리돼 있습니다.

한계

보도 사이에 적용 죄명 표기가 엇갈립니다. 살인미수·특수폭행·협박으로 적은 보도가 있고, 여기에 특수협박과 감금을 더해 적은 보도가 있습니다. 이 글은 두 보도에 공통으로 나오는 범위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앞선 사건의 죄명과 형, 그 판결이 확정됐는지는 보도마다 서술이 달라 확정적으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머니투데이 · 2026-09-04 열람
경기일보 · 2026-09-04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