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보도한국일보 · 서울신문2026-09-14

여자 목욕탕 침입 1심, 징역 8개월 — 상한이 1년인 죄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이 죄의 법정형 상한은 징역 1년입니다. 두 건이 함께 선고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8개월은 이 조문이 허용하는 범위의 거의 끝입니다.

대구지방법원징역 8개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

어떤 선고였나

여성이라고 속여 여자 목욕탕에 두 차례 들어간 20대에 대한 1심입니다.

대구지방법원은 성적 목적으로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과 관련기관 취업제한 3년도 함께 명했습니다.

사실관계는 이렇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5년 4월 대구의 한 사우나에서 카운터 직원에게 자신을 여성이라고 말한 뒤 여탕에 들어갔고, 약 1시간 동안 머물렀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대구의 다른 목욕탕에서 같은 방식으로 여탕에 들어가 3시간 20분가량 머물렀습니다. 두 번 모두 그 안에 있던 여성들을 훔쳐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두 번째 범행이 있었던 시점에 피고인은 앞선 사건으로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두 차례에 걸쳐 성적 욕망을 채울 목적으로 여자 목욕탕에 침입했다고 밝혔고, 앞선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지 않고 다시 범행에 나아간 점을 지적했습니다.

양형은 어떤 구조로 정해졌을까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목욕장이나 화장실, 탈의실처럼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장소에 침입하는 행위는 별도의 조문으로 처벌됩니다.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비가 하나 있습니다. 일반적인 주거침입은 3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보다 성적 목적으로 목욕탕에 들어가는 쪽이 조문상 상한이 더 낮습니다.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반대여서 이 죄의 형량을 찾아보고 놀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이 죄에는 형 말고 따라붙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수명령과 취업제한이 그것이고, 성범죄로 분류되는 이상 신상정보 등록 여부도 함께 검토됩니다. 선고된 8개월보다 취업제한 3년이 생활에 더 오래 남습니다.

두 건이 함께 선고됐으므로 경합범입니다. 가장 무거운 죄의 형을 절반까지 올릴 수 있어 상한이 1년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납니다. 그 범위에서 8개월이 나왔습니다. 초범에 가까운 사건이었다면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검토됐을 자리인데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형을 정한 것은 두 번째 목욕탕이 아니라, 그때 이미 재판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사건에서 결과가 굳어진 시점을 찾으면 11월의 두 번째 침입 자체가 아닙니다. 그보다 앞서, 4월 사건으로 기소되어 법정에 서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재판을 받는 중이라는 것은 국가가 그 사람에게 이미 신호를 보낸 상태라는 뜻입니다. 수사를 받았고, 기소됐고, 법정에 나오라는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 상태에서 같은 범행을 반복하면 양형에서 평가가 달라집니다. 몰랐다거나 순간적이었다는 설명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재판부가 "성실하게 재판에 임하지 않고"라는 표현을 쓴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힙니다. 반성의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의 행동으로 판단되는데, 이 사건에는 판단할 재료가 이미 나와 있었습니다.

머문 시간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1시간과 3시간 20분은 우발적으로 들어갔다가 나온 것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길이이고, 두 번째가 더 길어졌다는 사실은 범행이 대담해졌다는 쪽으로 읽힙니다.

여기에 이 죄의 특성이 겹칩니다. 피해자가 특정된 한 사람이 아니라 그 시간에 그 공간에 있던 불특정 다수입니다. 그래서 합의로 사건을 정리하는 통상의 경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습니다. 형을 내릴 수 있는 칸 하나가 애초에 비어 있는 셈입니다.

법정형이 낮은 죄에서 상한 가까운 형이 나올 때, 그 이유는 대개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행위를 언제 했는가에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여기부터 보세요

성적 목적의 다중이용장소 침입이 어떤 장소에서 어떤 요건으로 성립하는지는 아래 해당 편에 정리돼 있습니다. 일반 주거침입과 상한이 어떻게 다른지, 지하철 등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과는 어디서 갈리는지도 함께 보시면 이 조문의 위치가 잡힙니다. 실형과 집행유예가 갈리는 기준은 집행유예 편에서 확인하세요.

한계

1심 판단이고 상소 여부는 보도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앞선 사건이 이 재판에서 함께 선고된 것인지, 별개로 진행되던 것이 병합된 것인지는 보도만으로 분명하지 않습니다. 두 건의 처리 방식에 따라 경합범 가중의 적용 범위가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성범죄 전력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으나 그 내용과 시점은 확인되지 않아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 글의 한계1심 판단이라 항소심에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도된 사실관계를 기준으로 했고 판결문은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양형이 어떻게 정해졌는지에 관한 해설이며, 유무죄를 다시 따지는 글이 아닙니다.
참고한 보도
한국일보 · 2026-09-16 열람
서울신문 · 2026-09-16 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