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량 가이드  ›  반의사불벌죄·친고죄

합의했는데 왜 어떤 사건은 끝나고 어떤 사건은 안 끝나나

합의서를 냈으니 사건이 종결될 거라고 알고 계신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합의서가 어떤 죄에서는 공소기각을 만들고, 어떤 죄에서는 형을 깎는 사유에 그칩니다. 그 갈림길을 정리했습니다.

현행 형법·형사소송법 기준2026년 검토약 5분

1. 법으로 정해진 형 (법정형)

죄는 피해자의 의사가 처벌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세 갈래로 나뉩니다. 내 사건이 어느 칸에 있는지가 합의의 의미를 결정합니다.

구분해당하는 죄(예시)
반의사불벌죄처벌불원폭행·존속폭행 (형법 §260③) 협박·존속협박 (§283③) 명예훼손·출판물명예훼손 (§312②) 과실치상 (§266②)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3②)
친고죄고소 필요모욕·사자명예훼손 (형법 §312①) 비밀침해·업무상비밀누설 (§318) 저작권법위반 (원칙, §140)
둘 다 아닌 죄다수상해·특수폭행·특수협박·절도·사기 등 대부분 합의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양형에만 반영

근거: 형법 제260조 제3항·제266조 제2항·제283조 제3항·제312조·제318조,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저작권법 제140조. 고소취소·처벌불원의 시한은 형사소송법 제232조, 그 효과는 같은 법 제327조 제5호·제6호에 있습니다.

2. 시한은 1심 판결 선고 전, 그리고 기회는 한 번뿐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은 고소를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항은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원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경우에도 이를 준용합니다. 항소심에 가서 합의했다면 공소기각 사유가 되지 않고 양형에서만 참작됩니다.

같은 조 제2항은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고, 이것도 처벌불원 의사표시에 준용됩니다. 처벌불원서를 낸 뒤 마음이 바뀌어 다시 처벌을 원한다고 해도 그 번복은 효력이 없습니다.

효과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기소 전이라면 검사가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하고, 이미 기소된 뒤라면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합니다 — 친고죄에서 고소가 취소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는 같은 조 제6호입니다.

친고죄에는 시간 제한이 하나 더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에 따라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고, 고소가 없으면 기소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반의사불벌죄에는 이 고소기간 제한이 없어 고소 없이도 수사가 시작됩니다.

⚠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는 같은 서류가 아닙니다금액과 민사상 청구 포기만 적혀 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드러나지 않는 합의서로는 반의사불벌죄에서 공소기각을 끌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벌불원 의사는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으니, 합의금 지급 시점과 서류 제출 순서를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3. 결과를 가르는 요소

  • 적용된 죄명같은 몸싸움이라도 폭행이면 반의사불벌, 상해면 아닙니다. 죄명 하나로 결론이 갈립니다. ▲
  • 가중 유형 여부위험한 물건이나 다중의 위력이 끼어 특수폭행·특수협박이 되면 반의사불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 의사표시 시점1심 판결 선고 전인지 그 뒤인지가 공소기각이냐 양형 참작이냐를 가릅니다. ▲
  • 서면의 문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명시돼 있어야 그 효과가 생깁니다. ▽
  • 피해자가 여러 명일부와만 합의하면 나머지 피해자에 관한 부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
  • 의사표시의 주체피해자가 미성년자이거나 사망한 경우 누가 의사를 밝힐 수 있는지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

4. 자주 묻는 질문

반의사불벌죄가 무슨 뜻인가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입니다. 고소가 없어도 수사와 기소는 시작될 수 있지만,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으면 기소 전에는 공소권없음, 기소 후에는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끝납니다.
친고죄와 뭐가 다른가요?
친고죄는 고소가 있어야 비로소 기소할 수 있는 죄이고, 반의사불벌죄는 고소 없이도 기소할 수 있되 피해자가 반대하면 못 하는 죄입니다. 친고죄에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라는 고소기간(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이 있지만 반의사불벌죄에는 없습니다.
상해죄도 합의하면 끝나나요?
아닙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해도 사건 자체는 진행됩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가장 강한 감경 사유로 작용합니다.
특수협박도 반의사불벌죄인가요?
아닙니다.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형법 제283조 제3항은 협박죄와 존속협박죄에만 적용되고,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다중의 위력을 보인 특수협박(제284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항소심에서 합의하면 소용없나요?
공소기각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2조가 시한을 제1심 판결선고 전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항소심에서도 합의는 형을 정하는 데 크게 참작됩니다.
처벌불원서를 냈다가 취소할 수 있나요?
할 수 없습니다.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하지 못한다는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이 처벌불원 의사표시에도 준용되기 때문입니다(같은 조 제3항).
성범죄는 합의하면 끝나나요?
아닙니다. 성범죄의 친고죄 규정은 2013년 폐지되어, 합의만으로 처벌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합의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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