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에는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닐 때 형을 면하거나 줄이는 조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술에 취했다는 것과 법이 말하는 '심신미약'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어디까지 인정되고 어디서 막히는지 정리했습니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의 정도를 둘로 나눕니다. 능력이 아예 없으면 벌하지 않고, 능력이 미약하면 형을 감경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효과 |
|---|---|
| 심신상실 (형법 §10①)변별·의사결정 능력 없음 | 벌하지 아니한다 |
| 심신미약 (형법 §10②)임의적 감경 | 형을 감경할 수 있다 |
| 스스로 심신장애를 야기 (형법 §10③)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 제1항·제2항 적용 안 함 |
| 음주·약물 상태의 성폭력범죄 (성폭력처벌법 §20) | 형법 §10①②·§11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
근거: 형법 제10조(2018. 12. 18. 개정), 제55조 제1항,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사람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2018년 12월 개정 전에는 반드시 감경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개정으로 법원이 사정을 보아 감경 여부를 정하는 임의적 감경이 됐습니다.
그래서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형이 자동으로 줄어들지 않습니다. 법원이 감경을 택하면 법률상 감경 방식에 따라 유기징역은 그 형기의 2분의 1로 줄어듭니다(제55조 제1항 제3호).
판단의 대상은 '술을 마셨는지'가 아니라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실제로 떨어져 있었는지'입니다. 범행 전후의 행동이 구체적이고 목적에 맞게 이어졌다면, 술을 마셨다는 사정만으로 심신미약이 인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는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과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는 형태라 법원이 판단합니다. 다만 성범죄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주장은 감경 근거로 받아들여지기 더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보아야 합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은 심신미약 주장의 근거처럼 보이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범행 당시의 행동과 주변 증거로 능력을 판단합니다. CCTV·메시지·목격자 진술이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 주면 진술과 증거가 어긋나게 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읽힐 위험도 있습니다.
심신미약을 다툴지는 정신감정 신청 가능성, 다른 감경 요소와의 관계까지 함께 보고 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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